꼭 필요한 건설적인 비판,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하라

책 제목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하기.”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이 비판 때문에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건설적인 비판을 하려고 했는데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준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상처를 주거나 받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상처받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처받았다”고 말하면 상대방이 어떤 의도와 어투로 말했든지 상관없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비판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라고 예수님도 말씀하셨습니다. 비판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풍조가 세상에 만연합니다.

하지만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합니다. 미련한 자는 지혜와 훈계를 멸시하고(잠 1:7), 훈계를 지키는 자는 생명의 길로 행하여도 징계를 버리는 자는 그릇 갑니다(잠 10:17).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얻을 때 필요한 것은 죄에 대한 성령님의 비판 그리고 그것을 듣고 회개하는 일입니다. 또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가는 성화의 길에서도 육체와 세상이 원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하나님 말씀의 비판을 듣고 옳은 길로 가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건설적인 비판은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는 그 비판을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세상엔 잘못된 비판, 상처만 남기는 비판으로 가득합니다.

비판을 무조건 싫어하는 풍조와 분노로 가득 찬 상처 주는 비판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저자인 폴커 케슬러는 성경 잠언에 나오는 교훈을 통해 어떻게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할 수 있을지 소개합니다.

도서출판 토기장이에서 폴커 케슬러 박사와 그의 책을 발견했다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출판사의 소개에 따르면 그는 수학가이자 신학자로서 12년간 국제적인 대기업에서 일했고, 1999년부터 크리스천 리더를 길러내기 위한 기독교 지도자 아카데미를 이끌고 있습니다. 아마도 대기업에서 일하면서 의사소통 경험을 많이 쌓았을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성경의 원칙에 따라 지도자의 인성개발 및 의사소통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하기”(Kritisieren ohne zu verletzen)는 굉장히 실용적이면서도 성경의 원칙을 잘 녹여낸 책입니다. 잠언을 깊이 연구하면 그 안에 하나님과 하나님의 지혜, 육신을 입으신 하나님의 지혜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계시를 발견할 수 있지만, 저자 케슬러는 이 책을 통해 그렇게까지 깊은 신학적 고찰을 하기보다는 잠언의 표면적인 원칙, 교훈을 가지고 그리스도인의 의사소통, 특히 건설적인 비판을 잘하는 방법을 모색합니다.

가령 토기장이에서 출간한 책 “악한 분노, 선한 분노”에서 데이비드 폴리슨 박사는 분노의 문제를 다루면서 복음의 정수까지 나아가는 데 반해, 폴커 케슬러 박사는 마지막 감사의 말에서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복음이었다!”라고 고백하지만,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하는 이유, 상처를 받는 이유 등을 설명할 때 복음의 원리를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폴리슨 박사처럼 400페이지의 책을 저술했다면 충분히 복음의 원리를 설명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폴커 케슬러 박사의 소책자(112페이지)는 짧은 구절로 이루어진 잠언처럼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하기”라는 주제에 맞는 하나님의 지혜를 주는 일에 있어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초반에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저자가 “상대를 확실하게 상처 입히는 비판의 꿀팁”을 소개한다는 것입니다. 14가지 상처 주며 비판하는 방법을 소개한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 8가지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하는 꿀팁을 제공합니다. 그 중간에는 의사소통에서 매우 중요한 원칙인 침묵의 원칙(언제 침묵하는 것이 옳은가? 바른 침묵과 비겁한 침묵)을 소개합니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비판의 4단계 과정(4단계 피드백 과정이라 부름)을 설명한 부분입니다. 인식, 해석, 감정, 희망 행위로 구분되는 4단계 과정을 통해 무엇이 사실인지, 무엇이 개인의 해석인지, 감정이 사실에 기초한 것인지, 감정을 객관화하지 않고 주관적인 표현으로 “나 화법”으로 말하기, 내가 바라는 것을 정확하게 표현하지만, 그것을 이행할지 여부를 상대방에게 맡기기 등 의사소통에 있어 자주 갈등을 일으키는 요소를 정확하게 집어내고, 각 부분에서 지혜롭게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종종 부부학교나 결혼예비학교에서 (예비)부부의 의사소통 과정을 가르칠 때가 있는데, 이 책을 필수 참고도서로 추천할 만큼 모든 의사소통 가운데 건설적인 비판을 할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돕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교회 내에서도 의사결정을 할 때가 많고 그때마다 서로 상처받기가 쉬운데, 교역자들이나 의사결정을 많이 해야 하는 성도들에게도 이 책이 많은 유익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폴커 케슬러의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하기”는 굉장히 명료한 책입니다. 책의 두께가 얇고 내용은 단순하며 그림이나 도표 등이 있어 독자가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잠언에서 뽑아낸 교훈에 따라 제시하는 건설적인 비판의 원리들이 하나같이 유익하고 실용적입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다시는 상처 주지 않고 비판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책이 말하는 원리를 실제 삶에 적용하고 반복하여 훈련한다면, 훨씬 더 건설적인 비판을 하면서 공동체의 유익을 증진하고 구성원을 세워주는 일에 기쁨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비판을 들을 때, 상대방이 한 표면적인 말과 표현에 상처받기보다, 그 사람이 하고자 한 말에 담긴 인식과 해석, 감정, 희망이 무엇인지 파악하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들을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 책을 통해 잠언에 담긴 하나님의 놀라운 지혜를 우리 삶에 능력으로 나타나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성도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건설적인 비판이 다른 성도의 삶에 빛과 등불, 생명의 길이 되기를 원합니다(잠 6:23).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서로를 권면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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