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만 줄 수 있는 자유가 항상 필요하다

존 파이퍼, 팀 켈러, D. A. 카슨 외, <복음, 자유를 선포하다> 생명의 말씀사, 2020

2년마다 열리는 복음연합(The Gospel Coalition, TGC) 콘퍼런스에서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며 선포한 메시지를 우리 말로 들을 수 있다면, 존 파이퍼, 샌디 윌슨, 피터 아담, D. A. 카슨, 다비티 얀야빌리, 팀 켈러, 싱클레어 퍼거슨의 목소리로 500년 전 마틴 루터가 외친 다섯 솔라 즉 솔라 그라티아(오직 은혜로), 솔라 피데(오직 믿음을 통해), 솔라 크리스투스(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솔라 데오 글로리아(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솔라 스크립투라(오직 성경에 계시된 대로) 구원이 임했다는 선포를 갈라디아서 전체를 통해 다시금 확실하게 배울 수 있다면 바로 이 책, <복음, 자유를 선포하다: Christ Has Set Us Free>를 읽으면 된다.

2017년 The Gospel Coalition Conference

하지만 복음이 명확하게 잘 정리된 설교나 저작물이 넘치는 오늘날에 또다시 복음을 강조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 여전히 위에 언급한 저자들이 복음에 관한 책을 펴내고 설교를 수십 년간 해오고 있음에도 복음은 계속해서 자정작용이 필요하다. 죄와 싸우는 사람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이 성경이 말하는 복음이고 죄에 의해 가장 쉽게 그리고 자주 망가지는 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복음이다. 수많은 교인이 교회 생활과 헌신을 추구하며 하나님의 의를 얻으려 애쓰고 있고, 반대로 수많은 교인이 은혜가 이끄는 삶이 아니라 값싼 은혜를 받아들이고 자기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다. 율법주의, 반율법주의 모두 복음의 참된 자유를 구속하며 그래서 여전히 복음은 오늘날 자유를 선포해야 한다.

갈라디아서라는 성경책에서 일부분만 다룬 것이 아니라 전장을 다룬 설교문이기 때문에 통일성이 중요하고 먼저 갈라디아서 개관이 필요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남침례신학교 신약학 교수인 토마스 슈라이너가 “갈라디아서 개요”로서 1장에 정리 했다. 그는 갈라디아서의 저자, 수신자, 기록 시기, 상황, 전체 개요를 간략하고 명확하게 제시한다. 또한 비슨신학교 연구교수인 제덜드 브레이는 종교개혁자들이 갈라디아서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16세기부터 17세기 후반까지 대략적으로 설명하고 있다(2장). 이는 콘퍼런스 강의를 묶은 책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유용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3장에서 8장까지, 존 파이퍼, 샌디 윌슨, 피터 아담, D. A. 카슨, 타비티 얀야빌리, 팀 켈러는 각각 갈라디아서 1장에서 6장까지 한 장씩 맡아서 설교했으며, 마지막 9장에서 싱클레어 퍼거슨은 앞서 갈라디아서에서 배운 교훈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설명한다. 저자마다 각자의 특징을 잘 살려 갈라디아서에 담긴 복음을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으면서도 각 장이 분리된 느낌이 아니라 연결되는 느낌으로 통일성을 갖추었다. 주석처럼 본문의 의미를 찾기 위해 분석하고 설명하는 내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설교처럼 쉽고 단순한 구조와 설득력 있는 권면으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의 부제가 말하는 것처럼 “종교개혁의 위대한 서신, 갈리다아서의 해설”을 여러 신실한 복음의 일꾼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책이다.

복음은 쉽게 천국 가는 티켓 정도로 설명되기도 한다. 특히 교회 안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복음은 자주 그들의 삶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이 되지 못한다. 복음은 초등학문처럼 여겨져 신자가 되고 나서는 복음에서 벗어나 더 단단한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복음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날마다 선포되어야 하는 핵심 메시지이다. 복음이 그리스도인이 하는 모든 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먹고 마시고 입고 하는 모든 일의 동력이다. 복음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으며, 복음의 능력은 한계가 없다. 특별히 코로나 19 사태로 주일학교, 학생회, 청년부 등 복음으로 양육하는 어린 영혼들을 염려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들에게 필요한 건 교육, 양육, 돌봄, 사랑, 관심, 교제 등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복음이다. 복음이 영혼을 거듭나게 한다. 복음이 영혼을 변화시킨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이 자유를 선포한다. 동시에 죄에 매여 종노릇 하는 이들에게 복음이 자유를 선포한다. 자유를 얻었음에도 죄에 자주 굴복하는 영혼을 자유롭게 하는 힘도 복음에서 나온다. 그래서 오늘날 그리스도인에게 복음이 필요하다. <복음, 자유를 선포하다>가 외치는 소리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자유롭게 하셨다는 담대한 선포. 그 은혜와 사랑이 신자를 감화 시켜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의 순종으로 열매 맺게 한다. 바로 그것이 세상 사람과 그리스도인의 유일한 차이점이다. 생명이 있고 생명이 없는 것. 그리스도인은 복음의 씨앗이 심겨져 하나님의 은혜로 자라나 열매를 맺는다. 사회 복음, 번영 복음, 자유주의 복음, 해방 복음 등 복음의 껍데기를 입은 사람들의 생각은 갈라디아서가 외치는 참 복음 앞에 모두 무릎을 꿇어야 한다.

사도 바울이 쓴 서신중 가장 어조가 강력한 서신이 갈라디아서이다. 다른 복음을 좇는 자는 누구든지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두 번이나 경고했다.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떠나 다른 복음을 속히 따르는 일은 오늘날에도 수없이 일어난다. 참된 신자도 여러 시험을 겪으며 다른 복음을 기웃거리기 쉽다. 참 복음에 무언가를 섞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실과 상황에 따라 더 납득할만하고 받아들이기 쉽게 복음을 고치면 참된 복음이 가져다주는 자유가 사라진다. 사랑의 섬김은 의무가 되고, 믿음은 행위로 바뀌며, 그리스도 중심에서 나 중심으로, 은혜가 움직이는 기쁨의 삶에서 의무가 강요하는 짐스러운 삶으로 바뀐다. 그래서 복음은 계속해서 선포되어야 한다.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만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음, 자유를 선포하다>라는 책이 반갑다. 우리에겐 이와 같은 책이 항상 필요하다. 500년이 아니라 1000년이 지나도 만일 그리스도께서 은혜의 때를 연장하신다면, 이 땅을 살아가는 여전히 안팎의 죄와 싸우는 그리스도인에게 그리고 죄와 허물로 죽은 이들에게 하나님만 주실 수 있는 온전한 자유가 주어지는 복음은 날마다 울려 퍼져야 한다. 그래야만 오직 은혜로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성경이 계시한 대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위한 구원에 진정으로 감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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