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미리 배우는 현장 목회 경험

찰스 말콤 윙거드 <선배 목사의 목회 조언: 현장 목회를 위한 실질적인 조언> 개혁된실천사, 2021

2013년 신학대학원 공부를 마치고 목회 현장에 들어왔을 때, 수년간 배운 목회 철학과 실제가 많이 다르다고 느꼈다. 하지만 다른 것이 아니었다. 다만 성경으로 다듬고 구축한 목회 철학을 실제 목회 현장의 구석구석에 적용할 때 필요한 지혜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겐 성경이 말하는 목회 철학과 더불어 그것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면서 실패와 성공으로 연단 된 선배 목사의 목회 조언이 필요하다. 찰스 말콤 윙거드가 <선배 목사의 목회 조언>을 통해서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찰스 말콤 윙거드

책의 원래 제목은 로 사역의 첫해를 시작한 목사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주기 위한 내용이다. 저자 윙거드는 30년 이상 목회 경험을 한 목사이고, 리폼드신학교에서 실천신학 교수 및 학장으로 섬기고 있는데, 국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려졌으나, 비교적 잘 알려진 브라이언 채플, 케빈 드영, 리곤 던컨, 데이비드 머리, 켄트 휴즈 등의 추천을 받은 훌륭한 책으로 이번에 소개되었다.

책은 총 18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회 소명을 시작으로 설교, 예배 인도, 성례, 교회 행정, 심방, 손 대접, 상담, 결혼식, 장례식, 교단 안에서의 의무, 개인 훈련, 장기적으로 열매 맺기 위한 방법 등 다양한 목회 영역을 다루고 있다. <선배 목사의 목회 조언> 구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바로 실제적이라는 데 있다. 물론 성경의 원리와 가르침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 책은 그 원리의 실제 적용에 관한 많은 지혜를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예를 들어, 독자는 <설교학>에 관련된 좋은 양서를 통해 설교의 본질과 능력 그리고 설교의 전달 기술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윙거드는 그런 내용을 길게 설명하지 않는다. 짧게 언급하거나 기본으로 전제하고 적합한 신학 교육을 받으라고 권하면서 진학할 학교 교수진이 경건한 삶과 건전한 신학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신학교를 다니는 동안 참석할 성경적인 교회를 빨리 찾아 등록하라고 말하며, 공부 시간을 사수하여 공부 때문에 개인 경건 생활이나 가족과의 친밀한 시간을 방해받지 말라고 권면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예배란 무엇인지, 예배를 통해 무엇을 성취하는지에 관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내용을 기반으로 예배 순서를 바꾸는 것이 사역 초기에 현명한 일인지, 예배 시간을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좋은지, 시편 찬양과 찬송가를 포함하는 것이 좋은지, 찬양 선곡과 성경 낭독, 강단 기도를 목사 혼자 하는 것이 좋은지 여럿이 돌아가면서 하는 것이 좋은지, 주일 저녁 예배를 하는 것은 어떤지 등 실제적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지혜로운지 깊이 생각해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도움을 얻은 부분은 16장에서 말하는 “효과적으로 사역하는 목사의 특징과 습관”이었다. 목회는 혼자가 아니라 가족(아내와 자녀들)이 함께 감당해야 할 일이 많은데, 목사와 아내가 친밀하게 맺는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힘든 상황이나 성도 구성을 가진 교회에서 일할 때는 결핍되는 교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고립감이 무시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저자는 자기 경험을 소개하며 연령을 초월한 교제권 형성, 교단 내 같은 연령의 동료를 만드는 일 등 다른 방식으로 하나님께서 결핍을 채우셨다고 말하며 격려한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사역하는 목사의 특징과 습관으로 매일 훈련할 수 있는 공부, 성경 읽기, 독서, 기도, 시간 관리, 즉각적인 사역, 운동, 가족과의 시간 등 장기적으로 신실하게 목회 일을 감당하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여러 가지 좋은 습관을 제안한다.

대부분의 신학교에서 윙거드가 다룬 목회 사역의 전반을 다룬다. 그래서 많은 신학생이 공부하는 기간에 미래의 사역 현장을 그려가며 학교에서 배우고 자기 것으로 삼은 목회 철학을 현장에 최대한 적용하려는 꿈에 부푼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식을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만큼 실행하려는 것이 무조건 옳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많은 경우 목사 자신뿐만 아니라 성도 전체에게 상처와 고통을 가져온다. 결국, 목회란 하나님께서 맡기신 성도를 돌보고 가르치고 인도하는 일이며, 이는 목회 현장이 성도와의 관계를 배제하고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는 말이다. 목사는 목자장이신 예수님처럼 양들을 섬기는 자로 일한다.

어떤 면에서 이 말은 목사가 부임한 교회의 성도가 어떤 사람들인지에 따라 목회 철학의 적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존 맥아더 목사는 40주년 기념 집회에서 그레이스 커뮤니티 교회 성도들이 아니라면 자신이 지금처럼 일할 수 없고, 교회도 지금처럼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 회고했다. 윙거드 목사의 <선배 목사의 목회 조언>은 그런 면에서 유용한 책이다. 독자는 저자가 설명하는 여러 상황과 고려 사항을 살펴보면서 각자 자기 상황과 형편 그리고 자신이 섬기는 성도들의 상태를 생각하며 조언을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젊은 목사들” 특히 그들이 “목회의 첫해를 맞이하는 방법”에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이다. 하지만 오랜 목회 경험을 갖거나 중간 점검이 필요한 목사에게도 많은 유익을 주는 책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생각하며 저자의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할 것이다. 때론 자신이 고집하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더 지혜로운 선배의 조언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맞나?’ 자신 없이 행하던 일들에 확신을 갖게 될 것이고, 교회를 섬기기 위한 개인의 훈련 방식을 점검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목회를 책으로만 배울 수는 없다. 경험을 통해 배우는 것이 참으로 많다. <선배 목사의 목회 조언>은 책이지만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주로 제공한다. 이 책이 주는 선배 목사의 지혜로운 조언을 현장에 적용하는 수많은 목사가 언젠가 선배 목사가 되어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고 자신이 배운 것들을 합하여 또 다른 후배 목사들에게 지혜롭고 성경적인 조언을 제공하기를, 그래서 더 신실하고 충성스러운 목회자가 많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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